알칼리환원수로 만든 소주, ‘처음처럼’ 분석

2020. 7. 7. 19:37술/소주

#처음처럼은 어디에서 만들어졌을까?

2006년에 탄생한 ‘처음처럼’은 롯데칠성음료의 주류사업부인 롯데주류에서 생산중이다. 2008년 이전까지는 두산주류BG(Business Group)가 처음처럼을 생산했다. 처음처럼의 시작을 알려면 192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강원도 향토기업인 강릉합동주조에서 1926년 ‘경월소주’가 탄생한다. 그 후 1993년 두산주류BG가 경월소주를 인수한다.

두산주류의 첫 작품은 대한민국 초록색 소주병의 시초, ‘그린’소주이다. 이후 2001년 강원도를 상징하는 ‘산’소주를 거쳐 2006년 ‘처음처럼'을 출시한다. 처음처럼은 웰빙 트렌드에 맞춰, 한기선 두산주류BG 사장이 대장암으로 고생하던 시절 접한 알칼리수를 소주에 적용하였다. 물은 소주의 80%를 차지하기 때문에 제품의 맛과 품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알칼리 환원수는 물 입자가 작고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목넘김이 좋은 부드러운 맛을 내는 소주’가 처음처럼의 제품 컨셉이 되었다.

 

#처음처럼 패키징과 도수 변화

롯데칠성주류 홈페이지

롯데주류는 2006년 21도 제품이 주를 이뤘던 국내 소주시장에 ‘20도 처음처럼’을 선보이며 부드러운 소주를 각인시켰다. 또한 2007년부터는 도수를 19.5도로 낮추고 이효리와 ‘흔들어라 캠페인’을 진행해 ‘처음처럼’이 부드러운 소주의 대명사임을 인식시켜 왔으며, 2014년 초에는 7년 만에 알코올 도수를 1도 낮춰 ‘18도 소주’를, 2018년에는 ‘17도 소주’를 출시하면서 부드러운 소주 시장을 선도해 왔다.



#처음처럼 로고의 유래는?

롯데칠성주류 홈페이지

‘처음처럼’은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님의 시에서 영감을 얻어 ‘처음처럼’을 브랜드 네임으로 사용하게 되었으며, 브랜드로고 역시 신영복 교수의 글씨체를 활용하였다.

‘처음처럼’의 판매수익금이 좌익 또는 북한 세력에 지원된다는 소문에 휩싸이기도 했다. 브랜드로고를 작성한 신영복 교수가 1968년 통혁당 사건(1971년 기도된 대규모 간첩단사건)으로 복역한 전력이 있어서이다. 이에 관해 롯데칠성음료는 홈페이지에 ‘처음처럼’은 절대로 국가안보를 저해하는 단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글을 게재했다.

롯데칠성주류 홈페이지

#알칼리환원수가 뭔데?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처음처럼’이 이토록 강조하는 ‘알칼리환원수’가 대체 뭘까? 화학에서 ‘알칼리 이온’이란 수용성 염기이온, 즉 수산이온(HO-)을 의미한다. 또 주기율표의 1족에 속하는 원소인 ‘알칼리 금속’이 있다. 리튬(Li), 나트륨(Na), 칼륨(K), 루비듐(Rb), 세슘(Cs)등이 이에 속한다. 알칼리 금속은 반응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자연계에서 원소 상태로는 존재하지 못하고, 다른 원소와 화합한 화합물 상태로 존재한다. 원자가전자가 모두 1개이며, 원자 반지름이 크고, 이원화 에너지가 작으므로 산화되기 쉬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알칼리 금속이 산화되면 +1가의 양이온이 된다. 알칼리 금속이 물과 반응할 때에는 수소가 발생하며, 수산화 이온이 생기므로 수용액은 염기성을 띤다. 이때문에 알칼리금속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알칼리 환원수는 염기성이다. 하지만 환경부와 세계보건기구에서 기준으로 정한 값인 pH8.5를 초과하면 식수가 될 수 없다. 염기성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먹는 물은 중성(pH6.5~8.5)이어야 한다(세계보건기구 기준). 지나치게 산성이 강한 물도, 알칼리성이 강한 물도 우리 건강에는 나쁘다. 건강에 좋은 물은 중성이어야 한다. 하지만 중성인 물이 좋다고 해서 pH7.0인 증류수를 많이 마시면 설사가 난다. 이온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아 위장의 이온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먹는 물에는 적정량의 나트륨(Na+), 칼륨(K+), 칼슘(Ca2+), 마그네슘(Mg2+), 알루미늄(Al3+) 등의 이로운 양이온과 염소(Cl-), 불소(F-), 중탄산(HCO3-), 탄산(CO32-), 수산(HO-) 등의 해롭지 않은 음이온이 들어 있어야 된다.


알칼리이온수기는 ‘의료기기 품목 및 품목별 등급에 관현 규정’에 따라 먹는물을 전기분해 등을 하여 위장증상(만성설사, 소화불량, 위장내 이상발효, 위산과다) 개선에 도움이 되는 음용의 수소이온농도(pH) 8.5초과~10.0까지의 알칼리이온수를 생성하는 2등급 의료기기이다. 식품의약품안정청에 따르면 음용시 pH9.5를적정치로 하되, pH10을 초과하지 않아야 하며, 1일 음용 적정량은 500ml~1,000ml라고 명시되어있다.

처음처럼은 샘물개발 허가를 받아 취수한 원수를 전기분해 환원과정을 거쳐 만든 pH8.3정도의 물로, 먹는 물 수질기준을 충족학 제조방법 승인도 적법하게 이뤄졌다고한다. 알칼리 수라고 주장하며 판매되는 처음처럼의 pH는 8.3 정도로 염기성이다. pH가 7 이상 이므로 화학적으로는 알칼리 수라고 말할 수 있으나, 정부에서 제시하는 기준(pH 8.5이상 10.0 미만인 알칼리 이온수)의 범위에서는 벗어나 있다. 즉, 이 물은 화학적으로는 알칼리 수이지만 법적으로는 보통 물인 셈이다.

알칼리 수에 대해 조사하다보니 ‘그래서 이게 몸에 좋긴 한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품의약품 안정청에 게재한 4가지 위장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 외에 다른 장점을 찾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pH8.3 정도의 알칼리수를 마셔서 건강이 나빠진다는 근거도 찾을 수 없었다.